["절대오지않을것 같지만 눈떠보니 50" 저자 김혜민]



50대 섹스의 적, 변화된 몸


얼마전 20대 후배와 차 한잔을 했다. 후배는 요즘 20대들은 섹스에 대해 공부한다고 했다. 공부하지 않으면 연애하기 힘들다면서, 충격을 받았다. 나는 섹스가 공부해야 하는 대상, 연구해야 하는 대상이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다. 섹스는 본능이었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되는거였다.

30대인 내가 이런데 50대는 오죽할까. 방송에서도 성관계, 부부관계라는 단어는 사용해도 섹스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단어에도 나타나듯 섹스는 부부 혹은 연인의 관계라는 전제아래 관계유지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 섹스 자체가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50대는 거의 없는듯 하다.

 

그런데 박혜성 원장,[사랑의 기술]의 저자이자 직설적이고도 과감한 발언으로 유명한 해성산부인과의 박원장은 아주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녀는 [닥터박의 행복한 성]팟캐스트를 운영하며 50대 섹스의 전도자로 살고있다. 50대 섹스의 전도자가 필요하다는 건 50대의 섹스가 그만큼

어색하고 힘들고 드물다는 현실을 방증한다.

"바쁜 3.40대를 보내고 나면 여유가 있는 50대가 오죠. 그쯤되면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도 많이 생기고 그동안 멀어졌떤 부부사이도 좋아지길 바라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부부의 섹스를 회복하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변화된 몸이죠"

몸으로 하는 최고의 유희가 섹스이니, 몸이 변하는 갱년기에 섹스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데 50대들은 달라진 상대방의 몸과 섹스에 대해 당황해하며 섹스를 포기해버린다.

박혜성 원장은 50대가 겪고 있는 섹스의 현실을 냉철하게 짚는다. 여성은 갱년기를 겪으면서 성욕이 감소하고 섹스할 때 성교통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진다. 이 때는 남성의 애무가 매우 중요하지만 여태가지 삽입 위주의 섹스를 해 온 남성들이 이를 알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시기가 되면 남성은 발기부전을 겪는 일도 많다. 발기부전 역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아내와 상의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남편은 드물다.

 

섹스, 이제는 솔직한 대화가 필요해

부부의 섹스를 부부관계라 하지 않던가. 이처럼 섹스는 상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해우이다. 그런데 왜 수십년간 섹스를 해 온 부부가 문제가 생겼을 때 상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함께 노력하려고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처럼 섹스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관련사업이 활발한 곳도 없습니다. 그런데 성담론은 아주 소극적이죠. 얼마나 많은 사람들, 부부들이 성적 문제를 호소하는지 몰라요.

그러면서 절대 섹스에 대해 서로 대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섹스하면서 대화하지도 않죠. 그러다보니 어느순간 자신들의 달라진 몸, 달라진 섹스에 대하 상대방에게 솔직히 이야기하기가 어려운겁니다"

박혜성 원장은 섹스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며 만일 있다면 그것은 섹스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이라고 일갈한다. 지금의 50대와 그 선배들은 섹스에 대해 대화도, 공부도 전혀 하지 않았던 세대이기 때문에 섹스가 주는 만족이나 삶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서로 마음을 결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어디 섹스에 대한 대화 뿐인가. 대부분 50대 이상의 부부가 대화 자체를 하지않고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영화[클로이]에서 중년부인은 젊고 매력적인 여성에게 자신과 소원해진 남편을 유혹해달라는 의뢰를 한다. 젊은 여성이 중년의 남편에게 가장 먼저하는 일은 그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요즘 어떤 것 때문에 기뻐하고

고민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함게 웃고 울어준다. 중년의 남편이 젊은 여성에게 흔들린 점은 그녀의 젊은 육체가 아닌 오랜만에 나눈 대화였는지 모른다. 말이 통하면 몸도 통한다. 물론 몸이 통하면 마음도 통한다.

"예를 들어 가려운 데가 있어요. 그래서 상다방에게 등을 긁어달라고 하는데 어디가 가려운지 말을 안해주면 어떻게 알겠어요. 밑에 조금 더 오른쪽, 조금 더 아래, 맞아 거기야. 이렇게 알려줘야죠. 긁는 강도도 너무 세게 하면 아프고 피가 날 수도 있고, 너무 조그맣게 하면 하나도 시원하지 않잖아요. 섹스도 내가 어떤 느낌인지, 좋은지 싫은지, 내가 상대방을 위해 뭔가 제공한 느낌인지 말을 해야죠. 얘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여성중심의 섹스를 하라

100세 시대에 얼마나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지가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오랫동안 섹스하느냐는 부부관계를 증명하는 행위다. 50대 이후에도 계속해서 부부관계를 가질 생각이라면 그동안의 섹스에 대해 서로 솔직하게 자평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여성의 몸은 남성의 몸보다 상대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초경을하고, 아기를 낳고 양육하고, 폐경까지 이르는 여성 몸의 여정을 남성이 세심하게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의 몸이 겪는 변화는 폭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남편의 세심하고 부드러운 배려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쉰이 훌쩍 넘은 아내는 이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나 할만큼 했잖아. 애들 낳아주고 키우고, 이제 우리 공장 문 닫자" 박원장은 그 원인이 남성 위주의 섹스에 있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남성 위주의 성생활을 합니다. 남성의 사정이 섹스의 목적인거죠. 남성은 발기가 빨리 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아요. 젊은 시절에는 오죽했겠어요. 그러다보니

평생동안 오르가슴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여성도 있습니다. 전세계 여성의 30퍼센트가 불감증이에요. 오르가슴을 느끼면 온 몸이 진동하죠. 이건 섹스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둘 사이의 엄청난 에너지입니다"

박원장은 오르가슴이 주는 에너지는 늙어가는 몸과 늘어진 관계속에 엄청난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50대 이후 한쪽이 아닌 서로가 만족하는 성생활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박원장은 여성 위주의 성생활을 하라고 조언한다.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은 성교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남편이 아내를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애무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부위는 음핵이다. 이 음핵을 자극하지 않고 오르가슴을 느끼라고 하는 것은 마치 전원을 켜지않고 컴퓨터가 안된다고 얘기하는 것과

똑같은 이야기다.

"남편이 해주는 것을 기다리지만 말고, 본인이 먼저 본인의 음핵을 자극해서 본인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능력을 만들어야 해요. 이 후 남편에게 이야기해야죠. 어디가 내 음핵이고 어떤 식으로 해야 좋은 지 말이에요. 그 다음에 삽입해서 오르가슴을 느끼고 싶다고 하면 G스팟과 질 성감대 부분을 자극할 수 있는 체위를 시도해보는거에요"

두터워진 뱃살만큼 얼굴에 두꺼운 철판깔고 이야기 하시라. 이제 더 이상 젊고 싱싱하지 않은 나의 몸에 대해, 내 몸의 변화에 대해 상대와 이야기하고 연구하시라. 바로 이것이 만족스러운 섹스를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 비법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서로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의학적인 도움이나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할 때가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부끄러워 하지 마라.

박혜성 원장은 가장 쉽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남성의 발기부전이라고 조언한다. 발기가 된다는 건 혈액순환이 잘 되고 있다는 뜻으로 발기부전이 있다면 중년이 되어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어려워진것이다. 혈관의 문제만이 아니라 남성들이 50대가 되어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달라지면서 심리적인 위축을 겪으며 발기부전이 오기도 한다. 그러므로 주주하지 말고 약을 복용하거나 상담을 받으라고 박원장은 권한다.

밥만 잘 먹어도 끄떡없던 때가 있었는데 50대가 되니 챙겨먹는 영양제와 약이 얼마나 많은지. 그런데 발기부전 치료제까지 먹어야 한다니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고민말고 드세요. 두통이 있을 때 두통약 먹고, 불면증이 있을 때 수면유도제를 먹는것과 같이 똑같이 생각하세요. 제일 처음에 테스팅도수로 보통 100밀리리터나 50밀리리터를 사거든요. 그러면 그 중에 25밀리리터부터 시작하는 거에요. 드셔보고 부작용이 없다면 그걸로 사용하는거구요. 이게 너무 세다면 조금 더 줄이고요. 25 밀리리터를 먹었는데 너무 효과가 없다고 하면 50밀리리터를 드시고, 괜찮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가면 도 그걸로 효과가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100밀리리터로 늘리는거에요. 조심해야 할것은 두 알 이상 드시면 안되요.  하루에 한 알 정도만 드시는 게 좋습니다"

 

박혜성 원장은 한가지 팁을 제시했다. 고개숙인 남편대신 아내가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는 것이다. 여전히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고, 당신과 섹스하고 싶다는 시그널이 이보다 더 적극적인 게 어디있겠는가. 중년의 아내가 처음 남편의 발기부전에 대해 상담하고 처방을 받아갈 때는 쭈뼛쭈뼛하지만 나중에 고맙다는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물론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은 아내보다는 남편 쪽이다. "남자에게 섹스는 사랑이에요" 박원장은 이렇게 정의 내린다.

언젠가 영화에서 노인이 책을 읽으며 아내의 축 처지고 힘없는 젖가슴을 만지는 장면을 본적이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며 섹시하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따듯해졌다. 노년의 섹스까지 뜨겁고 열정적일 수는 없다. 노년이 섹스는 꼭 발기를 해서 삽입을 하고 오르가슴을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년의 섹스, 50대 이후의 섹스는 여전히 뜨거워야 한다. 그 뜨거움으로 남은 부부생활을 따듯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즐기는 성이라면 사정과 오르가슴은 단순한 분출이지만, 사랑하는 사이나 부부관계에서 오르가슴을 느끼면 상대를 위해 헌신하고 싶고 가정을 향한 마음이 더 깊어집니다. 그러기에 노년기 가정생활을 잘 꾸려가기 위해 더 아니들기 전에 성에대해 공부하고 이야기 해야 합니다. 50대는 섹스를 공부하며 배우자를 연구하는 가장 좋은 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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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절대오지 않을 것 같지만 눈떠보니 50] 저자 김혜민 PD